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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치아 대체하는 임플란트, 의식적으로 아껴 써야 [인터뷰] ①
치아의 역할은 단순히 음식을 씹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전신 건강과 수명에도 직결된 문제다. 치아를 잃으면 식사와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 것은 물론, 전신 질환의 위험도 높아진다. 다행히 이를 대체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임플란트'가 있다.
하이닥 치과 상담의사 진동백 교수(순천향대학교부속 부천·서울병원)는 "비록 임플란트가 자연치아에 비해 한계점이 있지만, 없어진 치아를 대체하고 전신 건강을 회복시킬 수 있는 소중한 치료"라고 강조했다. 진동백 교수와 함께 치아의 중요성과 임플란트의 역할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q. 치아 건강이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연관성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꼭 필요한 것이 없어도 그럭저럭 견딜 수 있다는 뜻이죠. 하지만 실제로 치아가 없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식사나 일상생활이 얼마나 어려운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틀니를 통해 부드러운 음식은 섭취할 수 있지만, 단단한 음식을 씹을 때는 흔들리거나 빠지는 일이 잦고, 잇몸에 상처가 생기기도 합니다. 특히 처음에는 발음도 불편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치아 건강이 수명과 직결된다는 점입니다. 2015년 일본 니가타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70세 이상 노인 중 20개 이상의 치아를 가진 경우 5년간 사망률이 2.5%였지만, 19개 이하의 치아를 가진 경우에는 사망률이 6.1%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또한 치아 개수가 줄어들수록 치매, 2형 당뇨병, 심혈관 질환, 구강암 등 다양한 전신 질환의 발병률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q. 치아 개수가 줄어들면 생존율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셨습니다. 그 원리는 무엇인가요?
치아가 상실의 가장 큰 문제는 씹는 기능의 저하입니다.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하면 소화 능력과 식욕이 저하되고, 결국 영양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전신 질환에 취약해지기 쉽습니다. 특히 치아 상실의 주요 원인인 치주염이 있을 경우, 세균이 잇몸 혈관을 따라 심장이나 뇌로 퍼질 수 있어 위험합니다.
다른 원인으로는 치아 개수 감소로 인한 씹는 자극의 감소를 들 수 있습니다. 음식을 씹거나 말을 할 때 위아래 치아가 맞물리며 발생하는 자극은 뇌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치아 개수가 줄어들면 이러한 뇌 자극이 감소하고, 이로 인해 인지능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됩니다.
q. 건강한 삶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치아 개수는 몇 개라고 보시나요?
식사를 제대로 하려면 어금니끼리 맞물려야 합니다. 이를 위해 작은 어금니가 상하좌우로 2개씩은 있어야 하며, 이를 기준으로 최소 20개의 치아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한국인의 식사 습관을 고려하면 큰 어금니 하나 이상이 추가적으로 필요합니다. 이상적인 치아 개수는 24~28개이며, 상실된 치아는 임플란트 등을 통해 회복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q. 임플란트가 자연치아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나요?
아무래도 환자분들은 임플란트를 하고 나면 자연치아처럼 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많이 가집니다. 그러나 임플란트는 기존 치아와는 구조적으로 차이가 있어 한계점이 분명합니다. 예를 들어, 치아 크기와 위치 차이로 인해 혀나 볼이 씹히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며, 씹는 감각도 다소 떨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임플란트와 치아 사이의 틈이 벌어져 음식물이 끼는 불편함이 늘어나기도 합니다. 이는 자연치아가 입안에서 서서히 중앙을 향해 움직이는 특성이 있는 반면, 임플란트는 식립된 위치에 고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문제로 불편함이 심해지면 임플란트 보철물을 다시 제작하거나 수리해 틈을 메울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음식물이 다시 끼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합니다.
q. 임플란트 시술받은 환자들이 흔히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가장 큰 오해는 임플란트가 금속과 도자기로 이루어져 있어 구강 위생을 소홀히 해도 된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임플란트는 충치가 생기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치주인대라는 조직이 없어 염증이 발생하면 자연치아보다 더 심각하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치주인대는 뼈와 치아를 연결하는 미세한 실과 같은 구조로, 신경 감각을 통해 강한 자극에 대한 경고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임플란트는 이러한 경고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단단한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과도한 저작력이 작용해 골 소실이 발생하거나 임플란트가 손상될 위험이 높습니다.
더불어 염증이 생겨도 통증이 적어 환자들이 이를 늦게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태로 방치되면 임플란트 주변의 골 흡수가 심화되고, 치료도 어려워질 뿐 아니라 예후 역시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식사 후에는 반드시 양치질과 치간칫솔을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고,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통해 임플란트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q. 임플란트를 사용하면서 또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나요?
임플란트를 잘 사용하다가 갑자기 흔들리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이는 대개 씹는 힘이 강하거나, 질기고 단단한 음식을 자주 섭취할 때 발생합니다. 임플란트에는 기둥, 지대주, 상부보철물을 연결하는 작은 나사가 존재하는데, 강한 힘이 지속적으로 가해지면 이 나사가 풀릴 수 있습니다. 다행히 이를 빨리 알아차리면 간단히 다시 조여 해결할 수 있지만, 발견이 늦어지면 나사가 부러져 문제가 커질 수 있습니다.
또한 상부보철물이 통째로 빠지는 경우도 드물게 발생합니다. 이럴 때는 삼키거나 깨물지 말고 빠진 보철물을 치과에 가져가면 다시 부착이 가능합니다. 보철물의 높이가 낮거나 내부 기둥과 각도를 보완하기 위해 중간 정도 접착력을 갖는 접착제를 사용할 때 이런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q. 결국 임플란트 유지를 위해서는 잇몸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이신데요. 어떻게 유지해야 하나요?
잇몸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뉩니다. 하나는 손으로 만졌을 때 물렁물렁하고 쉽게 움직이는 점막이고, 다른 하나는 단단하고 움직이지 않는 각화치은입니다. 임플란트 주변에는 2mm 이상의 각화치은이 있는 것이 권장됩니다. 연구에 따라 각화치은이 없어도 된다는 결과도 있지만, 각화치은이 있어야 양치질 시 불편함이 적고 세균 침투에 강해 임플란트 주변 잇몸 건강을 유지하는 데 유리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자연스럽게 잇몸의 높이가 낮아지듯, 임플란트 주변 잇몸도 퇴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를 예방하려면 부드러운 칫솔모를 사용해 임플란트와 잇몸 경계 부위를 진동하듯 닦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통해 염증 발생 여부를 확인하고 적절히 관리해야 합니다.
잇몸 퇴축이 너무 심한 경우에는 치은이식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는 입천창 등에서 잇몸 조직을 채취해 각화치은의 폭을 늘려줍니다. 최근에는 콜라겐 성분으로 만들어진 잇몸 대체재를 이용한 재생술이 도입되면서 치료 과정이 간소화되고 통증 부담이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방법들은 임플란트 주변 잇몸 건강을 유지하고, 임플란트의 수명을 연장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 2편에서는 임플란트 주위염의 관리법과 치료 방안에 대해 살펴봅니다.]